모스크바 근교에 러시아어 공부를 위한 국제 여름 학교가 열렸다고 한다. 이 여름 학교는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3주 동안 진행된다.
여름학교 개막식에는 마치 올림픽처럼 각 참가국들이 국기를 들고 저마다의 개성을 선보이며 입장했다. 7월 6일 부터 40여개국의 나라에서 모스크바 근교 여름 학교 캠프를 찾았다고 한다.
기자는 수많은 학생들이 참가해 북적이고 있으며 인도, 몰도바, 시리아와 특히 북한과 한국이 국경을 허물며 함께 하고 있다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동영상 26초 부터 보면 한국과 북한 학생들이 함께 모여 사진 찍는 장면이 나온다. КНДР(Корейская Народно-Демократическая Республика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라고 적힌 푯말이 북한이며, ЮЖНАЯ КОРЕЯ(South Korea) 는 한국을 뜻한다.
사진기를 든 여성분은 한국분인데 "하나, 둘, 셋" 하다가 "한국은 어디 있어? 다 같이 찍자" 라고 합니다. ^^ 안타깝게도 참가한 북한 학생들은 많지 않고 다 남학생들 뿐이네요.
이 국제 여름 학교는 올해로 7번째를 맞이하고 있으며 매년 그 참가국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참가자들은 자국말로 서로 인삿말을 나눈 뒤 그 다음부터는 러시아어로 이야기하게 된다.
3주 동안 참가 학생들은 모스크바에서 전문 교육 과정을 이수한 선생님들과 함께 러시아 시를 읽는 등의 공부를 하게 된다고 한다. 여름 학교가 끝나면 각 학생들은 수료증을 받는다.
아직 수업은 정식으로 시작되지 않았지만 함께 어울려 즐겁게 뛰어놀며 이런저런 놀이를 즐기기도 하고필요한 과제도 수행하며 재밌게 지내고 있다고 한다.
민족, 종교, 언어, 국적과 관계없이 러시아라는 한 나라에 모여 다같이 하나가 된 그들의 모습이 마냥 즐거워보이고 부럽기도 하다. 그들이 그 곳에서 만든 순간들과 생생한 기억들은 나중에 얼마나 소중한 추억이 될까. 어른이 되면 아무래도 편견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러한 편견이 거의 없는 40여개 국의 순수한 학생들이 모여서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보기 좋은지 모르겠다.
그런데 북한 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은 3주 동안 서로의 우정을 쌓으면서 잘 지내게 될까? 어른들이 만든 모든 나쁜 것들을 떠나서 어린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으로 하나가 되길 바래본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 아무 거리낌없이 남북이 서로 함께 할 수 있는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그들은 얼마나 행운아들인가.
여담이지만 소련이 해체되고 북한 사람들이 대거 북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그래서 필자 또한 북한 사람들을 많이 보지 못했다. 우연히 길에서 김일성 뱃지를 달고 가는 사람들과 지금은 없어졌지만 북한 식당 근처에서 북한 사람들을 몇 번 본 정도가 거의 전부이다. 설마 이런 걸로 국정원에서 뭐라 하진 않겠지? 워낙 세상이 그러하니 참 별걸 다 걱정해야 한다.
필자의 학교에 북한 유학생이 한 명 있었는데 지금은 북으로 돌아갔다. 필자의 후배 둘이 그 친구랑 함께 수업을 들어 꽤 친하게 지냈다. 필자는 아쉽게도 우연히 몇 번 본 정도가 전부이다. 후배의 말에 따르면 그 친구가 후배보다 한국 노래와 드라마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있다고 한다. 북한에서 꽤 인기가 많다고 한다. 그 친구의 아버지는 러시아에서 대규모 건설업을 하고 있어서 엄청난 부자라고 한다. 아버지는 아들이 북한으로 돌아갈 때 같이 귀국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머니는 한국 음식에 관심이 많아 한국 슈퍼에서 음식도 자주 샀다고 한다.
후배 말로는 그 친구가 북한으로 돌아가면 10년 후에나 다시 외국으로 나올 수 있다고 한다. 싸이 월드도 가입했는데 10년 후에 외국 나오면 확인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부잣집 아들인데도 인터넷을 거의 할 수 없는 모양이다.
어쨌든 작은 규모에 조그마한 자리에서나마 남북이 함께 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뛴다. 우리는 언제 다함께 그 가슴 벅찬 날을 맞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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