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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 Story/여행 Tour

에까쩨리나 여제의 휴양지 짜리찌노 산책하다

by 차가운 가을 2011. 5. 26.

모스크바 볼거리 중 관광객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져있지는 않지만 모스크바 시민들이나 한인들에게는 꽤 유명하고 멋진 장소를 소개해볼까 한다. 굉장히 넓고 곳곳에 볼거리에 흩어져있기 때문에 시간을 넉넉히 잡고 둘러보는 것이 좋다. 그 곳은 바로 짜리찌노(Царицыно)라는 곳으로 '여제'를 뜻하는 러시아어 짜리짜 Царица에서 따왔다. 우리말로는 '여제의 소유' 정도로 번역할 수 있을 것이다. 

간단히 역사를 살펴보면

여제 에까쩨리나 2세의 명령에 의해 1775년~1796년 사이에 지어진 곳이다. 1775년 부터 1785년 까지 10년 동안은 건축가 바제노프의 감독 아래 지어졌다. 그러나 에까쩨리나 2세의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다른 건축가인 까자꼬프에 의해 재건설이 추진되었다. 그러나 1796년 에까쩨리나 2세가 사망하면서 이 대규모 공사는 중단
되었다. 

"짜리찌노"는 러시아의 독특한 고딕 양식을 보여주는 중요한 기념물이기도 하다. 1984년 박물관 및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고, 대규모 복원 공사를 통해 2007년 복원된 궁전 건물이 공개되었다. 

위치는 지하철역 Царицыно에서 걸어서 5-10분 정도 걸린다. 짜리찌노역에서는 중앙 입구로 들어갈 수 있다. 마찬가지로 지하철역 Орехово를 통해서도 짜리찌노의 옆문으로 입장할 수 있다. 

짜리찌노 입구. 별도의 입장료는 없고 무료로 들어가면 된다. 
 


러시아어와 영어로 적혀있어 쉽게 위치를 짐작할 수 있다. 


입구 옆쪽에는 농구장, 트랙 등이 마련되어있어 학생들이 운동 연습을 할 수 있으며 호수 둘레를 따라 달리기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중앙 입구를 들어서 화단을 지나 조금만 걸어가면 다리가 나오는데 그 다리를 건너면 유명한 음악 분수가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는 모습을 즐길 수 있다.


다리에서 바라본 화단과 중앙 입구


앞에 음악 분수와 저 멀리 궁전이 어렴풋이 보인다. 


신나게 춤추는 분수의 투명한 날개같은 물결의 흐름. 


짜리찌노는 아주 길고 넓은 호수에 둘러싸여 있다. 실제로 보면 꽤 광활하다.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산책로. 흙색깔이 부드럽고 탐스럽다. 


분수에서 또 다리를 하나 건너 길을 따라 약간 올라가면 측면에 독특한 문양을 달고 있는 다리의 모습이 보인다. 


바로 눈앞에는 러시아 정교회와 궁전이 나타난다. 나뭇잎이 여름의 싱그러움으로 푸르게 돋아났다. 실제로 보면 산만하지 않고 잘 조화된 느낌이 든다. 사진은 좀 어지럽게 나왔지만...


보통 이 다리를 잘 건너가보지 않고 바로 궁전으로 향하는데 이곳을 건너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다리를 건너자 바로 눈에 들어오는 빨간벽 건물. 바로 레스토랑이다. 


흐드러지게 핀 살구꽃 너머 건물도 레스토랑. 


레스토랑을 지나 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넓은 들판에 홀로 외로이 서 있는 외딴 조그마한 건물도 보인다. 


좀 더 걸어올라가다보면 측면 입구가 나온다. 측면 입구쪽에서 바라본 궁전 및 흘레브니이 돔(Хлебный дом) 


다시 길을 내려와 레스토랑 뒷편으로 걸어가다보면 녹색 지붕의 색다른 건물이 나온다. 무슨 건물인지는 잘 모름. 이 건물 이외에도 건물터와 통나무집 등을 볼 수 있다. 


궁전 측면에 있는 또 다른 다리를 지나면 궁전 앞마당으로 닿을 수 있다. 


짜리찌노를 지은 건축가 바실리 바줴노프와 마뜨베이 까자코프의 동상. 바로 옆에는 사진에는 없지만 박물관을 구경할 수 있는 매표소가 아주 현대식 건물로 지어져있다. 


궁전 뒤에는 널찍한 잔디밭이 푸르게 펼쳐져있어 앉아서 담소를 나누거나 낮잠을 청할 수도 있다.


다시 잔디밭을 지나 좀더 들어가면 배드민턴, 배구 등을 할 수 있는 운동 시설이 마련되어있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즐기는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여기서 좀 더 걸어들어가면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 숲이 드러난다. 모스크바가 얼마나 광활한지, 그리고 짜리찌노가 얼마나 거대한지 느끼게되는 순간이다. 


다시 숲길을 따라 걸어내려오면 호수가 드러나는데 그 호숫가길을 따라 분수쪽으로 내려가다보면 루살까(고대 슬라브의 숲과 물의 요정)의 문(Русалкины ворота)이 조그마한 섬에 세워져있다. 


폐허의 탑 Вашня - руина.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갈 수 있다. 


밀로비다 파빌리온. 마치 그리스나 로마의 건축물과 조각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내부가 특히 아름답고 아늑하다. 


오페라 건물(Оперный дом)


뒷편 측면에서 찍은 궁전 사진. 


다리에서 한 장. 


석양에 붉게 물든 흘레브늬이 돔과 궁전을 함께.


다리에 난 구멍 사이로 석양에 물든 흘레브늬이 돔(제과점, 저장고, 냉동 창고)을 찍어 봤다. 


다리에서 내려와 궁전쪽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한 장. 


좀 더 가까이서 한 장. 


무늬 다리(Фигурный мост)


궁전 앞쪽에는 짜리찌노 과거 모형도가 현재 모형도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건 과거 모형도. 1775-1785년에 지어진 궁전의 모습인데 에까쩨리나 여제가 마음에 들어하지않아 허물어야만 했다. 


무늬 다리 사이에 난 길을 따라 내려오면 긴 산책로가 보인다. 옆에는 드넓은 호수가 펼쳐진다. 


다시 원점인 중앙 입구로 나오면 짜리찌노의 긴 산책이 끝이 난다. 


본 사진에서 소개되지 않은 건물과 다리, 조각상 등도 꽤 있다. 그만큼 볼거리도 풍부할뿐만 아니라 드넓어서 제대로 구경을 하려면 하루 온종일을 투자해도 모자를지도 모른다. 

날씨 좋은 날 간다면 후회하지 않을 멋진 곳 중 하나이므로 시간되시는 분들은 꼭 가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