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동북쪽에는 러시아 옛 역사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한 도시들이 여럿 있다. 이 도시들을 연결하면 하나의 원 형태를 이룬다. 그래서 이 도시들을 아울러 황금의 고리(Золотое кольцо)라고 부른다. 황금의 고리를 이루는 도시들은 자고르스끄(Загорск), 뻬레슬라블-잘레스끼(Переславль-Залеский), 로스또프 벨리끼(Ростов Великий), 야로슬라블(Ярославль), 수즈달(Суздаль), 블라지미르(Владимир) 등이 있다. 

황금의 고리 도시들 중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 중 하나가 수즈달이다. 수즈달은 모스크바에서 북동쪽으로 2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수즈달이 연대기에 처음 등장하는 년도는 1024년 이지만 실제로는 그 이전부터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수즈달은 현재 인구 11만 정도의 조그마한 시골 마을이다. 하지만 50여개에 달하는 수도원, 성당 등이 마치 하나의 살아있는 박물관처럼 흩어져있어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인기 관광지이다. 

수즈달에 지어진 건축물들은 11세기 부터 17세기까지 다양한 시기에 걸쳐있다. 그래서 고대 건축물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보존 상태도 훌륭한 편일 뿐만 아니라 꾸준한 복원을 통해 거의 원형 그대로인 건축물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물론 현재도 복원 중인 건축물들이 있다. 이 조그마한 시골 마을에 어떻게 그렇게 많은 수도원과 성당 등이 세워졌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수즈달의 중심을 유유히 가로지르며 흐르는 까멘까(Каменка) 강을 사이에 두고 고대의 건축물들과 마을 사람들이 생활하는 나무집(Дача)들이 서로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며 평화롭고 사이좋게 서 있다. 글쓴이는 이번이 두 번째 수즈달 여행인데 두 번을 가도 너무 좋았다. 꼭 추천하는 여행지 중 하나이므로 여유가 되면 반드시 관광해보길 바란다. 

수즈달을 구경하고 여유가 된다면 수즈달에서 35km 떨어진 블라지미르를 둘러봐도 좋다. 수즈달에 비해 블라지미르는 볼거리가 별로 없으므로 넉넉잡아 반나절이면 충분하다. 

수즈달까지 가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자가용이 없다면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모스크바에서 수즈달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있긴 한데 정확한 시간도 모르고, 차편도 하루에 한 두대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모스크바에서 블라지미르까지 가는 버스편과 블라지미르에서 수즈달까지 가는 버스편은 아주 많으므로 모스크바-블라지미르를 거쳐 수즈달까지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가장 적당하다.

블라지미르행 버스는 지하철역 꾸르스까야(Курская) 및 숄꼽스까야(Шёлковская) 근처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출발한다. 숄꼽스까야 역에서 블라지미르행 버스편이 더 자주 있으며(정확하지는 않지만 30분-1시간 마다인 듯 함), 큰 버스 정류장에서 출발하므로 찾기 쉽다. 반면에 꾸르스까야 역에서는 구석에 있는 작은 정류장에서 버스가 출발하므로 찾기 힘들다. 찾지 못하면 사람들에게 물어보도록 하자.

꾸르스까야 정류장에서 탄 블라지미르행 버스. 버스표 가격은 280루블(만 천원). 깨끗하고 에이컨까지 켜서 시원하게 갈 수 있었다.  블라지미르까지 가는 중간에 10분 정도 휴게소에 들르며 총 걸리는 시간은 3시간 30분 정도.



블라지미르 버스역. 이곳에서 수즈달행 표를 구입하면 된다. 수즈달까지 가는 차편은 소형 버스이며 걸리는 시간은 40분 정도.



표 가격은 48루블이며 자리가 정해져있다. 정거장은 10번.



수즈달 버스 정류장. 직접 보면 꽤 낡았고 으스스한 느낌.



수즈달에서 각 지역 출발 시간표. 모스크바행은 새벽 5시 15분(일요일 제외), 11시(일요일, 금요일), 18시05분인데 블라지미르를 거쳐 모스크바로 들어가며 낡은 버스라 에이컨도 안 되므로 굳이 이 버스를 탈 필요는 없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수즈달 시내로 가려면 2km 정도를 들어가야한다. 주변 풍경도 좋고 마을 구경도 할 겸 걸어가는 것도 좋다.



숙소는 이 곳 정보 센터에서 찾을 수 있다. 민박집(гостевой дом)을 소개 받을 수 있는데 가격 흥정이 가능하다.



소개를 받고 하루를 묵은 민박집. 방 두개, 욕실, 넓은 마당과 주인집과 독립된 출구가 있었으며 가격은 처음에 4000루블을 요구했으나 흥정해서 3000루블을 지불. 깨끗하고 시원했다.


민박집에서 바라 본 마당. 각종 채소들이 자라고 있었는데 주인이 허락해 오이를 따 먹었다. 



수즈달 중심에 있는 따르고바야 광장 Торговая площадь


곳곳에 기념품을 판매하는데 이곳이 가장 규모가 크다. 이외에도 가게 및 레스토랑 등이 있다.



레스토랑에서 주문한 음식들. 수즈달 전통 그릇에 음식을 담아주는데 그릇이 생각보다 작아 양이 얼마되지 않는다.



전통 수공예품을 파는 기념품 가게. 앞에서 직접 만드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알렉산드롭스끼 수도원으로 1240년에 세워졌다. 현재는 담이 거의 허물어져서 마당과 마을 사람들의 집이 바로 연결되어있다.



빠끄롭스끼 수도원. 성당, 종탑, 수도원, 통나무집 등이 있으며 1364년 부터 지어졌다. 저녁 무렵이라 어둡게 나왔다. 이 곳도 꽤 넓어서 둘러보려면 시간이 걸린다. 이번에는 그냥 지나쳐서 안에서 찍은 사진이 없어 아쉬움이 남는 곳.


스빠소-에프피미에프 수도원. 1352년부터 지어지기 시작했다. 성당 및 종각, 약초 재배지 뿐만 아니라 감옥도 있다. 입장료는 50루블이며 각 건물들의 내부를 둘러보려면 표를 따로 구입해야한다. 통합표는 러시아인들 200루블, 외국인의 경우는 400루블이다.


3년 전에는 없었던 목조 건물들. 아마 영화 세트장으로 쓰이고 있는 듯 하다.



스빠소-에프피미에프 수도원옆 언덕 위에서 바로 본 정경. 마을의 집과 목조 세트장,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까멘까 강, 수도원, 들꽃과 파란 하늘이 한데 어우러져 뭐라 표현하기 힘든 그림을 만들고 있다.


스빠소-에프피미에프 수도원 벽과 저 멀리 보이는 탑이 입구이다. 이곳에도 기념품을 판매한다.


성당과 종각.


곳곳에 벤치가 있어 앉아서 쉴 수 있다. 책을 읽는 사람들이 꽤 있다.



입구 근처 약초 재배지.



수즈달 끄레믈. 이 성당은 1222-1225년에 걸쳐 지어졌다.



뒤에서 바라 본 수즈달 끄레믈. 성당과 아르히에레이스끼 건물(15-18세기). 이 건물은 대주교들을 위한 숙소였다.



목조 건축 박물관 표. 가격은 200루블. 1700년대에 지어진 목조 성당, 수레바퀴 우물, 풍차, 통나무집 및 밭 등이 있다.


안에서 찍은 목조 건축 박물관  입구. 입구 앞에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이 있다.



바스끄레센스까야 성당(1766년)


쁘레오브라젠스까야 성당(1756년)



성당 내부의 화려한 모습.



수레바퀴 우물.



통나무집. 이곳에 핀 해바라기가 통나무집과 기막히게 잘 어우러진다. 활짝 피었으면 하는 아쉬움.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터.



수즈달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까멘까 강. 배를 타는 사람들도 있고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곳곳에 나무 다리가 있어 건너갈 수 있다.



언덕 위에서 바라 본 모습들.




마차를 타고 수즈달 관광을 즐길 수도 있다.



마을 사람들이 생활하는 집들. 하나같이 개성있고 멋지다. 이 나무집들을 구경하는 것도 하나의 큰 볼거리이다. 고대 유적지뿐만 아니라 마을 곳곳을 유유히 산책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수즈달에 빠져들게 된다.




모스크바 숄꼽스까야 역. 수즈달이나 블라지미르에서 버스를 타면 이 정거장에 도착한다.



수즈달은 볼거리가 아주 풍부하므로 하루 만에 다 둘러보는 것은 무리이다. 하룻밤 묵으면서 천천히 여유를 갖고 둘러보자. 성당이나 수도원, 박물관 등의 관광지 뿐만 아니라 마을의 예쁜 집들과 마당, 길거리 등 곳곳이 그림같으므로 산책하듯 이곳저곳 둘러보길 추천한다.
Posted by 차가운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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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얗게 눈 덮인 고요한 마을 정말 말로는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다운 노을지는 수즈달도 또 별미지요~~^^ 저도 1월과 5월 두번 갔었는데, 갈 때마다 평화롭고 고요한 수즈달의 아름다움에 흠뻑 도취되어 돌아오곤 했지요~~^^ 사진 잘 보고 갑니다~~^^

    • 내가 아는 탈리다쿰이 아닌가? 갑자기 웬 존댓말을?
      혹시 아니라면 미안해요^^
      겨울이나 가을 또한 색다른 느낌일 것 같긴 해.
      나중에 또 기회가 되면 그때도 한 번 들르고 싶군.

  2. ㅋㅋㅋ 새롭지 않나? 이번에는 자연 화재에 대해서 블로그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떻노? 정말 끔찍하다... 스모그로 뒤덥힌 모스크바... 사진도 안 찍힌다. 온통 뿌얘서....

  3. 이렇게 보니 또 반갑네.. 누님일세..(누군지 모를라나..? ^^;)
    다음에서 모스크바 검색했더니 '모스크바에서 수즈달 여행하기'라는 제목의 글이 보이더구나. 그리고 블로그 주소 옆에 아이폰 어쩌구 적혀 있길래 '아! 군이로군!' 생각했지..
    모스크바는 이제 좀 나아졌는지..?
    잘 지내고 있지?
    여긴 저녁 바람이 선선한 것이 지낼만 하네..
    다가오는 가을 만끽하길! 또 연락하자구..^^

    • 반가워요. 누나^^ 누군지 왜 모르겠어요.
      제 블로그를 찾으셨군요.

      여기는 이제 지낼 만 해요. 근데 벌써 쌀쌀해져서 긴팔 입어야해요.
      올 겨울은 많이 추울 것 같기도...

      조만간 메일이랑 사진 보낼게요. 그럼~~^^

  4.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두 옛날에 수즈달이랑 블라지미르랑 한번 갔었는데...
    아마 그때가 1998년도 이었던거 같네요..
    기억이 희미해서...걍 참 고요했던거같구..기억나는건 ....사람구경하기 어려운동네구나..그동네에서 방황하다 염소젓사먹었던 기억이랑 생가 마당에있던 연못에 물고기가 참 크구나..ㅎㅎㅎㅎ 이정도....? ㅎㅎ
    그동안 아이들이 둘밖에 안되지만 뛰엄뛰엄 태어나는 바람에 좀 키워놓구 여행두 하고 놀러두 다니구 그러려했는데 영 안되었네요.
    공연히 이글이 제눈에 띄어서 갑자기 마구 마구 가보구 싶다는 제 마음이 정말 뜬금없이 수즈달에 꼿쳤습니다. 책임지셔야할듯....ㅎㅎ
    아이들이 있다보니 숙박이 제일 걱정이라 묵으셨던 그런곳이 참 마음에 드는데요 거기 전화번호나 연락처좀 알수있을까 하고 이렇게 글올립니다.잠시 여유가 된다면 참으로 짧은 모스크바의 마지막여름을 수즈달로 마무리할까 합니다.
    아시는만큼의 정보공유해주쎴음 감사하겠습니다..그럼 ...

    • 아주 오래전에 수즈달을 여행하셨군요.
      수즈달이란 곳이 마치 시간이 머물러 있는 듯한 곳이라 그때와 비교해도 많이 바뀌진 않았을 겁니다.

      추억을 곱씹을 수 있는 즐거운 여행되세요~~^^

  5. 봄비속으로 2010.08.31 11:14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오우....그러고보니 정말 오래되었네요.
    정신없이 살다보니 원래 아이들이란것이 정신을 몽롱하게도 또 세상사를 다
    잊게도 만들다 보니 이렇게 되었네요.
    수즈달에 첨 갔을때만해도 갖 신혼이었구 젊었구..또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구있었구 ㅋㅋㅋ...
    그래두 추억이 참 아름다웠던 동네라서 또 가구싶다는 마음이 드네요.
    갑자기 저에겐 너무도 추워진 여름날이라서 갈수있을질 장담할순 없지만 (제가 추위에 워낙 약하거든요 ㅎㅎ) 그래도 한번뜬 마음이 가라앉지 않으면 한번 가볼생각입니다. 이렇게 답글 남겨주셔서 정말 마음깊이 감사드리고요...
    주인 이름이 나타샤인가보네요.. 연락해보겠습니다.
    러시아말이 쫌 자신없어서 자세한것두 좀 물어봐도 될까요?
    간단한 식사는 해먹을수 있는지(괜히 이것저것 준비해가서 걍 올까봐...)
    화장실은? (울 큰딸래미 화장실더러우면 절대 큰일을 못보기에)
    귀찮으시겠지만 선구자로서 한말씀 해주셨음 합니다.
    그럼 감사하구요 연락처랑 전번 다 메모했으니 삭제하셔두 됩니다.
    그럼 추억을 더듬다가 감동먹으면 또 글남기겠습니다.ㅎㅎ

  6. 아...글구
    저흰 승용차루 갈 생각이구요 가면 한 2박3일이나 3박4일정도 머물예정입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마구돌아다니는 스탈이아닌 밥먹구 동네산책하는듯이 여행하는 스탈들이라서요. 그래서 자세한것두 궁금해서 질문드렸습니다.
    그럼 ...감사해요...

    • 날씨가 많이 쌀쌀해져서 가시려면 빨리 서두르셔야겠네요.
      모스크바에 오래 사셨나 보군요.

      예. 주인 아주머니 이름은 나타샤입니다.
      지은지 얼마 안 된 건물이라 깨끗하더군요.
      화장실은 욕실과 함께 있는데 역시 깨끗합니다.
      부엌은 따로 없는데 냉장고, 전자렌지, 커피포트 등은 준비되어 있더군요. 가스렌지는 없는데 주인집에 부탁하면 부엌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주머니가 친절하시더군요.

      그럼 좋은 여행되세요^^

  7. 수즈달....정말 가고싶은 도시 인데요 ㅜㅁㅜ 잘 봤습니다^^~

  8. 안녕하세요, 수즈달로 2박 3일 여행가려고 정보를 찾는데 이 글이 오래되었어도 상세하고 유용해서 댓글 남겨요! 감사합니다! 러시아는 다른 여러 나라들에 비해 정보가 별로 없어서 알아보는데 조금 애를 먹고있어요ㅎㅎㅎㅎ 5년 전 글이지만 모스크바에서 수즈달 가는 버스정류장이나 가는 방법은 크게 안달라졌을 것 같아 노트에 다 옮겨적었습니다ㅎㅎ 정성스러운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반갑습니다.

      저도 그 이후로 수즈달을 못 가봐서 현재 교통편이 어찌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크게 바뀐 건 없을 듯 합니다.

      러시아가 아무래도 다른 나라에 비해선 정보가 좀 적긴 하죠. ^^
      그래도 관광객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니 많아지겠죠.

      수즈달 여행 잘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저도 올 여름 한번 쯤 더 들러볼까 생각 중이긴 한데 어찌될지는...

      그리고 시간되면 '툴라'와 그 근처 '야스나야 빨랴나'라고 톨스토이 영지가 있는데 거기도 좋습니다. 여긴 당일치기 가능합니다.

      또 모스크바에서 기차로 한 시간 거리에 '세르기예프 빠사뜨'라고 러시아 정교회의 본산이라 불리는 수도원이 유명합니다.

      그럼 즐거운 여행 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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