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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 Story/유용 정보 Information

러시아 국립 도서관 이용하기

by 차가운 가을 2010. 6. 4.




러시아 특히 모스크바에서 공부를 하다보면 논문, 잡지, 책 등의 자료를 찾거나 공부를 하기 위해 반드시 들르는 곳이 러시아 국립 도서관(РГБ, Российская Государственная Библиотека)이다. 

그러나 도서관 이용 방법이 한국과는 많이 달라서 사전 지식없이는 이용하기 힘든 점이 많다. 그래서 전반적인 도서관 이용 방법을 간단히 적어보고자 한다. 

우선 러시아 국립 도서관의 역사부터 간략하게 살펴보자. 

현재 국립 도서관이 서 있는 장소는 이반 뇌제의 궁전이 있었던 곳이다. 1566년 이반 뇌제의 명으로 황제의 궁전이 지어졌다. 그 이후 1828년 니꼴라이 1세의 <루먄체프 백작 박물관 설립> 칙령에 따라 루만체프 백작 박물관으로 사용되었다. 1917년 러시아 혁명 7년 후인 1925년 레닌 명칭 소련 국립 도서관(Государственная библиотека СССР имени В.И. Ленина)으로 건물의 용도가 도서관으로 바뀌며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도서관 명칭은 간단히 줄여서 레닌 도서관으로 불리며 러시아어로는 애칭으로 레닌까(Ленинка)로 주로 불린다. 사회주의가 붕괴되면서 1992년 러시아 국립 도서관(Российская государственная библиотека)으로 명칭이 바뀌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레닌 도서관 또는 레닌까로 부르고 있다. 

러시아 국립 도서관은 전 세계에서도 손꼽힐 만큼 규모가 크다. 도서관에서 보관하고 있는 자료들을 일렬로 나란히 세우면 무려 그 길이만도 275km에 달한다고 한다. 보유하고 있는 자료의 양은 논문, 잡지, 신문, 악보, 지도, 음성 자료, 고서와 책 등을 합쳐 무려 4천 3백만여개에 이른다. 서울대 도서관 장서수가 300만여권 임을 감안할 때 그 규모가 얼마나 큰지 짐작이 갈 것이다. 

참고로 도서관 개방 시간은 월-금까지는 09:00-20:00, 토요일은 09:00-19:00까지이며 일요일이나 기타 휴일은 도서관도 쉰다. 그 달 마지막 월요일 또한 위생 관리일로 하루 쉰다. 

도서관 누리집(홈페이지)는 http://www.rsl.ru/ 이며 주소는 ул. Воздвиженка, д. 3/5 이다. 지하철 1호선 레닌 도서관 역(библиотека имени Ленина)에서 내리면 바로 보인다.  

논문 원문을 대출하거나 보다 자세히 논문을 보고 싶다면 모스크바 외곽 힘끼(г. Химки, Московская обл., ул. Библиотечная, д. 15)로 가야한다. 러시아 국립 도서관은 논문 자료만 이곳에 전용으로 따로 보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는 방법은 지하철역 리치노이 바그잘(Речной вокзал)에서 344번 또는 368번 버스를 타고 20분쯤 가다가  ул. Библиотечная에서 내리면 된다. 혹시 잘 못찾겠다면 물어보도록 하자.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이용 방법을 알아보자.

1. 출입증 만들기

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출입 카드를 만들어야 한다. 출입증은 일반 카드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도서관 본관 2번 출입구로 들어가면 쉽게 만들 수 있다. 만드는데 드는 돈은 100루블(4천원)이며 간단히 신청서를 작성한 후 번호표를 뽑아 해당 방으로 들어가 담당자에게 여권과 신청서를 건네준 후 사진 한 장을 찍는다. 



확인증을 받은 후 7번 방으로 들어가 확인증을 건네주면 바로 출입 카드를 준다. 사람이 없다고 가정할 때 만드는데 드는 시간은 10분 정도면 된다. 



발급 받은 출입 카드이다. 사진과 이름 도서관 번호와 유효 기간이 적혀있다. 


2. 이제 본격적으로 도서관을 이용해보자.

2-1. 도서관 들어가기

본관의 1번 출입구로 들어가면 도서관이다. 먼저 카드를 꺼내 출입관리기계에 갖다된 후 "삑" 소리가 나면 통과한다. 가방이나 옷 등을 맡긴 후 카드를 보여주면 관리 용지(Контрольный листок)를 건네 주는데 이때 노트북이 있다면 반드시 이야기를 해야한다. 그러면 ноутбук 이라고 적힌 도장을 찍어준다. 관리 용지에는 자신의 카드 번호와 성 및 이름을 기재한다. 다른 칸은 책을 대출했을 경우 도서관 사서들이 적어주는 것이므로 그대로 두면 된다.



2-2. 책 대출하기 

책을 대출하는 절차는 약간 번거롭다. 일일이 대출하고자 하는 책의 제목, 저자, 출판사, 출판년도 등을 찾아 손으로 대출 용지에 적어야한다. 맨 아래 서명도 반드시 해야한다. Том, Вып, No는 있을 경우만 기입하면 되며, Шифры 가 가장 중요하므로 정확히 기재한다. Шифры는 카탈로그든 컴퓨터로 검색을 해보든 각 책마다 숫자로 적혀있다. 



대출 용지는 2층 왼쪽 편 카탈로그가 있는 곳에 구비되어있다. 이때 반드시 자신의 카드에 적혀 있는 맨 앞자리 숫자와 일치하는 숫자가 적힌 대출 용지를 가져와 기입해야한다. 학생이면 보통 3번이나 4번 카드를 만들어준다. 글쓴이는 보시다시피 3번 카드를 받았다. 

작성을 다하고 나면 대출 용지를 가져왔던 곳으로 돌아가 해당 번호 접수처 담당자에게 건네 주면 몇 시에 책을 받을 수 있는지 알려준다. 보통 대출 신청을 한 후 1시간-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대출한 책을 받을 수 있는 곳은 각 카드 번호에 따라 다르다. 카드 번호가 3번인 경우는 2층으로 카탈로그실을 나와 오른 쪽으로 돌면 나온다. 바로 보이니 찾는데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오후 3시가 넘어 대출 신청을 한다면 그 다음날 받을 수 있으니 반드시 대출 신청은 아침에 하도록 하자.

대출 신청을 한 후 책을 받으려면 자신의 카드 번호에 해당하는 책 수령 장소로 가 카드와 관리 용지를 보여주면 책을 내 준다. 책을 본 후 나갈때는 반드시 반납을 해야한다. 반납 장소는 보통 책 수령 장소 맞은 편에 있다. 대출한 책은 완전히 반납할 수도 있고 일정 기간 동안 보관하며 쉽게 대출해 볼 수 도 있다. 반납할 때 보관할 것인지 완전히 반납할 것인지 물어보는데 각자가 알아서 대답하면 된다. 

아래 사진 검색 기계 길 건너 맞은 편에 대출 신청소가 있다. 



2-3 자료 검색하기

자료 검색은 전자 도서관실과 전자 카탈로그실에서 검색할 수 있다. 아래 사진의 3번이 전자 카탈로그실이고, 4번이 전자 도서관실이다. 전자 도서관실은 LG전자가 노트북을 기증했다. 전자 도서관실에서는 자료 검색 뿐만 아니라 논문 자료 또한 일부 또는 전체를 볼 수 있으며 프린트도 가능하다. 프린트는 한 쪽에 담당자가 앉아있으므로 문의하면 된다. 

간단히 설명하면 자신이 앉은 책상의 노트북에서 바로 프린트하고자 하는 논문의 페이지를 지정할 수 있다. 페이지를 지정한 후 담당자에게 가 노트북 번호를 알려주면 된다. 페이지 지정 방법 설명서는 담당자 책상에 있으니 가져와 보면 된다. 어렵지 않으니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프린트 가격은 한 장에 6루블 정도로 한국에 비해서는 많이 비싼 편이다. 복사비 또한 마찬가지 가격으로 한국에 비해서는 아주 비싼 편이다. 

3번 전자 카탈로그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카드와 관리 용지를 담당자에게 보여주어야한다. 그러면 담당자가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 번호를 알려준다. 그러나 4번 전자 도서관실은 빈 자리 아무 곳이나 앉아서 노트북을 이용하면 된다. 




전자 도서관실 모습



한 쪽 벽에 LG 전자가 컴퓨터를 제공했다고 씌여진 문구가 있다. 그래서 LG 노트북관으로 부르기도 한다. 현재는 도시바도 노트북을 기증해 도시바 노트북도 구비되어 있다. 



전자 카탈로그실 모습



각 층마다 독서실(Читательный зал)이 있는데 그냥 들어가서 공부하면 된다. 독서실 크기는 각각 다르며 검색용 컴퓨터가 구비된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3. 식당, 매점, 흡연실 이용하기

식당과 매점 흡연실은 지하에 같이 붙어있다. 들어왔던 길을 따라 나간다는 기분으로 옷 맡기는 곳 뒷편으로 걸어가다보면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온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흡연실과 매점이 보이고 매점 안쪽으로 들어가면 식당이 있다. 


4. 복사하기

복사는 각 층 마다 복사실이 여러 군데 있다. 복사하고자 하는 페이지를 볼펜으로 종이에 적어 각 책마다 끼워 넣은 후 건네 주면 몇 시쯤 오라고 일러준다. 돈은 책과 복사한 자료를 받은 후 하면 된다. 복사비는 일반적인 책의 경우 6루블 정도하며 고서나 특수한 자료일 경우 더 비싸다. 

5. 밖으로 나가기

밖으로 나갈 때는 출구의 담당자에게 카드와 관리 용지를 건네 준다. 반드시 관리 용지에는 사용자의 이름과 카드 번호가 올바르게 기입되어 있어야한다. 그러면 담당자는 관리 용지와 카드에 적힌 사용자의 이름과 카드 번호가 맞는지 확인한다. 관리 용지에는 도장을 찍어 주는데 그 앞에 서 있는 경찰에게 반납한다. 경찰은 책 등을 몰래 가져가지는 않는지 확인을 한다. 밖에 나왔으면 맡긴 옷이나 가방 등을 찾아서 나오면 된다. 


확실히 이용 방법과 대출 절차는 한국에 비해 까다롭고 불편하다. 이러한 불편함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며 도서관을 이용하는 러시아 사람들을 보면 한편으로는 대단해 보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애처러워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검색 시스템과 자료가 전자화되고 시설도 좋아지고 있으므로 앞으로는 이용하기에 점점 편해질 것이며 대출 절차도 간편해질 것이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