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ussia Story/이런저런 소식 News

5월10일 모스크바 가스관 폭발과 스파이더맨 사진

by 차가운 가을 2009. 5. 19.
5월 10일 새벽 1시경 모스크바 남서쪽 오제르나야 거리에서 대규모 가스관 폭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불길이 무려 200미터 이상 치솟았다고 하니 그 규모가 얼마나 굉장했는지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 불길은 모스크바 시내에서도 보였다고 합니다만 제가 사는 곳은 사고가 일어난 곳과 약간은 거리가 있는 곳이고 소리도 듣지 못해 언론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조사 결과 1976년에 공사한 가스관이 노후화되어 폭발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이 불길을 진압하는데는 15시간이나 걸렸다고 하네요. 대규모 폭발사고에 비해 다행히도 인명 피해는 아주 적습니다. 사망자는 없고 6명이 화상을 입었는데 그 중 5명은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1명은 화상이 경미해 병원행을 거부했다고 합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망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은 거의 기적이라고 합니다. 모스크바 남서쪽은 한국인들이 특히 많이 사는 지역이라 내심 걱정했는데 큰 일이 없어 다행입니다. 지인들의 말을 들으니 높이 치솟아오른 불길에 대낮처럼 환하고 가스불길이 타는 소리가 꽤 멀리서도 들렸다고 합니다. 
자동차는 70여대가 파손되었으며 그 중 12대는 전소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대규모 혼돈 속에서도 재미있는 일이 하나 일어났습니다. 술에 취한 한 남자가 스파이더맨 복장을 하고 모스크바 시장 루쉬코프가 화재 진압을 명령하며 자신을 이곳에 보냈다고 횡설수설 했다고 합니다. 물론 그 사람은 경찰에 제지를 당했습니다. 
참 모스크바에도 워낙 인구가 많아서 그런지, 별별 사람들이 다 있네요. 동영상을 보니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그저 '참 재밌는 사람이네' 하는 정도네요.

이번 사고로 뜨거운 열로 인해 땅 속 케이블이 손상되어 인근 지역에 한 동안 전화와 인터넷이 불통되었다고 합니다. 

이 사고와 비슷한 사건이 20년 전 우파 지역에서도 발생했는데 그 당시에는 사망자가 무려 575명, 부상자가 600여명 이었다고 합니다. 고작(?) 6명 부상은 정말로 기적처럼 보입니다. 한적한 시골도 아닌 대도시에서 일어난 사건임을 감안하면 말입니다. 










싸움 구경과 불 구경이 가장 재미있다는 말이 있지요. 그건 모스크바에서도 예외는 아닌가 봅니다. 밤 깊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저 멀리 불꽃을 안주 삼아 젊은이들이 술 잔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마치 핵폭발이 일어난 듯 강렬한 섬광을 내뿜으며 불길이 번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