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11일
나는 19살 생일을 맞이했다. 그러나 6월 19일 나는 자동차에 치이는 교통 사고를 당했다. 사고를 당한 후 내가 처음으로 본 것은 내 다리 위로 볼록 솟은 철심이었다.
의사는 병원에서 하는 가장 흔한 말을 내게 했다.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나는 선뜻 왜 내가 운이 좋다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생일을 맞은지 얼마 되지도 않은 여름에 이렇게 병원에 누워 있는데 무슨 말이야’. 처음에는 누구도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말해주지 않았다. 왜냐하면
내가 영원히 걸어다닐 수 없게될 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정말이지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처음 2주 동안 나는 강한 마취제와 수면제 때문에 온몸이 쑤시는 듯 하고 정신이 몽롱했다. 정말 고통스러웠다!!! 나흘째 되는 날 사고로 부서진 전화기 대신 아이폰을 선물로 받았다. 손을 제외하고는 머리를 들거나 몸을 움직일 수 없었기 때문에, 아이폰은 나의 하반신과 내가 볼 수 없는 신체 일부를 볼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통로가 되었다.
위의 글은 한 소녀의 사진 전시회에서 그녀가 쓴 이야기의 첫 부분입니다. 심각한 교통 사고를 당한 소녀가 선물로 받은 아이폰으로 평소에는 얼마든지 볼 수 있었던 자신의 몸과 병상 생활을 생생하게 사진찍었습니다. 그 사진 하나하나는 그녀의 삶의 아주 중요한 순간의 기록이며 일기이자 다큐멘터리인 셈입니다. 훈훈한 한 편의 드라마이며 영화이기도 합니다. 보시는 분들에 따라서는 약간 끔찍한 느낌을 받거나 선정(?)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사진을 올릴까 고민하다가 전시회까지 열린 사진이라 올려 봅니다.
그녀의 글은 다음과 같이 이어집니다.
병원 생활을 한 후 나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첫 번째로, 나는
내 주위의 모든 것들을 정말로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기게 되었다. 예를
들면, 나는 사고를 당하기 전에는 이곳 모스크바를 떠나 유럽의 어느 도시에 살고 싶어했다. 그러나 지금은 낮은 언덕, 기차역,
도로와 자동차, 지하 통로와 집들이 있는 이곳 모스크바에서 평생을 살고 싶다.
그녀가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들을 모아 모스크바의 한 전시관에서 전시회를 열었다고 합니다. 5월 10일이 마지막 날이었으니 어제 끝났군요. 미리 알았더라면 가볼 걸 하는 아쉬움도 남는군요. 사람은 죽을 뻔한 큰 일을 당하면 새롭게 태어난다고 하는데 정말인가 봅니다.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가뜨려 버릴 수 있었던 큰 사고가 오히려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해 주었네요. 아이폰과 함께 말입니다. ‘새옹지마’란 사자성어 이럴 때 쓰는가 봅니다.
그녀의 완쾌된 건강한 모습 보기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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