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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 Story/엿보기 Gossip

일명 삼식이 시그마 30mm F1.4 모스크바 구입기

by 차가운 가을 2011. 7. 21.

작년 11월 말경 모스크바의 용산이라고 할 수 있는 가르부쉬까에 가서 캐논 550D Kit이랑 캐논 50mm, F 1.8 (일명 쩜팔이)를 구매했었다. 그렇게 몇 달을 쓰다가 이래저래 아쉬움이 커서 몸체는 4월 초쯤 60D로, 번들 표준 렌즈는 4월 말쯤 탐론 17-50VC, F 2.8로 기변하였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쩜팔이는 그렇게 많이 쓸 일이 없어서 가끔 인물 사진찍을 때만 쓰다가 오래 전부터 고민해왔던 시그마 30mm F 1.4 EX DC HSM(일명 삼식이)를 큰 맘먹고 7월 초에 구매했다. 마찬가지로 가루부쉬까에 가서 구입하였다. 가격은 한국돈으로 55만원 정도 줬다. 한국에서는 아마 더 싸게 그것도 정품으로 구입할 수 있겠지만 이곳은 러시아가 아닌가! 병행수입품이지만 최신형으로 나름 싸게 구입해서 만족한다. 

우선 시그마 누리집에 올라와있는 삼식이의 사양은 아래와 같다. 표면에 펄이 들어가있는 사진을 사용하고 있는데 최신형은 펄이 제거되어 매끈매끈하다. 10만원대 초중반인 쩜팔이와는 당연히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렌즈구성, 필터 구경, 크기 및 무게가 꽤 차이가 난다. 


삼식이가 들어있는 상자. 크기는 14x11x11cm 정도되니 그리 큰 편은 아니다. 한국에서는 정품일 경우 스티커가 붙어있겠지만 이건 병행수입품이라 그런지 그런 건 없다. 검은 바탕에 빨간색 SIGMA라는 글자가 강렬하다. 금색으로 된 EX는 시그마의 고급 라인업을 뜻하며, DC는 디지털 몸체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상자를 열면 검은색 렌즈 가방에 삼식이와 후드가 비닐에 쌓여있다. 


삼식이와 후드를 꺼낸 모습


이제 드디어 비닐을 벗기고....금테와 흰색의 SIGMA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좀 더 가까이서....거리표시계도 멋드러진다. 


다른 면엔 금색으로 EX/sigma라는 글자가 박혀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펄이 완전히 사라지고 표면이 매끈매끈하다. 


후드를 장착한 후 한 장. 후드를 끼우니 렌즈가 훨씬 멋져보인다. 렌즈는 후드빨인 건가...


후드를 뒤로 끼우고 다시 한 장. 확실히 후드를 뒤로 끼우면 멋이 많이 사라진다. 실제로 보면 사진보다 더 짜리몽땅하고 투박한 느낌이 든다. 또 후드를 뒤로 끼우면 수동으로 초점을 돌릴 수가 없다는 단점이...


설명서 및 보증서. 포토 테크니카라는 러시아 회사에서 수입한 모양. 


렌즈를 위에서 촬영해봤는데 분홍빛을 띄는게 곱고도 신기하다. 
 


후드만 따로 한 장. 후드도 역시 매끈매끈한데 좀 약해보인다. 조금만 험하게 다뤄도 흠집이 많이 나거나 부러질 것만 같은 느낌이다.  


렌즈 뚜껑을 씌우고 또 한 장. 


마운트 부분. 


후드 키우고 뉘여서 몇 장 찰칵...전체적으로 표면이 매끈해서 깔끔하고 세련돼 보인다는 장점도 있지만 지문이나 유분, 때 등이 잘 타고 충격에도 약해 보인다는 단점이 있다. 어쨌든 펄이 사라진 건 좋은 점이지만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다. 




다시 세워서 또 한 장...


쩜팔이는 130g, 삼식이는 430g이니 훨씬 무겁다. 들고 있으면 꽤 묵직한 느낌인데 개인적으로 묵직한 걸 좋아하기도 하거니와 탐론 17-50 VC를 항상 가지고 다녀서 그런지 그리 무겁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60D에 마운트해서 후드끼우고 찍은 사진.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이라 아무래도 화질이 좀 많이 떨어진다.
 




후드 뒤로 끼우고 또 찰칵...



구매하자마자 카페 탁자 위 꽃 한 송이 담긴 화분을 찍어 보았다. 단렌즈답게 아웃포커싱이 잘 된다. 


밖에 나와서 햇살 비쳐 쨍한 꽃송이들을 아웃 포커싱으로 또 찍어보았다. 


***사용 후기***

# 장점이라 할 만한 점들.

* 구매 후 사용해보니 초음파 모터라 소음이 거의 없고, 초점을 빨리 잡는다. 쩜팔이는 시끄럽고 초점 잡는데도 버벅거리며 한참을 헤매었던 것 같은데. 
* 60D가 크롭 바디다 보니 쩜팔이 같은 50mm 초점 렌즈는 아무래도 화각이 좁아서 실내에서 찍기에는 좀 무리가 있었지만, 삼식이는 30mm다 보니 실내에서 뿐만 아니라 밖에서 찍기에도 괘찮은 화각이 나온다. 
* 최대 개방 F값이 1.4라 꽤 어두운 실내나 밤이 내려앉은 밖에서도 셔터 속도 확보가 용이해 밝고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가 있다. F 1.8과 별 차이가 없을 것 같지만 막상 사용해보면 꽤 차이가 큼을 실감할 수 있다. 
* 적당한 크기 및 적당한 묵짐함. 단렌즈 치곤 좀 크고 무겁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든다. 
* 느낌일지는 모르겠지만 쩜팔이나 표준 렌즈에 비해 확실히 선명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을 표현해준다. 

# 단점이라 할 만한 점들. 
* 최소 초점 거리가 40cm로 길다. 좀 더 가까이서 피사체를 찍으려고 하면 초점이 제대로 잡히지 않아 불편하고 답답한 느낌이 든다. 최소 초점 거리가 좀 더 짧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 표면이 매끄러워 때가 잘 타고 충격에 약하다. 탐론 표준 렌즈같은 경우 표면이 거친 펄로 되어있고, 단단해서 충격에도 강하고 흠집도 잘 나지 않지만, 삼식이는 그렇지 않다. 
* 후트를 뒤로 끼울 경우 수동 초점 사용이 불가능하다. 이건 크기가 작은 단렌즈 특성 상 어쩔 수 없는 것일지도.
* 단점이라기 보단 특징이라고 하는 게 더 적합할 지도 모르겠지만 초점링이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계속 돌아간다. 다른 렌즈들은 어느 정도 선에서 멈추는데 삼식이는 무한회전이다.
* 가격이 꽤 비싸다. 단렌즈 하나에 50만원이 넘는 가격은 참 만만치가 않다. 

모든 게 완벽한 것은 없는 법이다. 좁은 실내에서 크롭 바디에 50mm 화각 렌즈가 답답하신 분들, 어두운 곳에서도 좀 더 밝고 쨍한 사진을 찍고 싶으신 분들, 인물 사진을 좀 더 괜찮게 찍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